List
Group Exhibition
2024. 10. The Thermae Gestalt. TANG Collective, Power plant, Seoul, Korea
2024. 10. 목욕탕 게슈탈트. 탕 콜렉티브. 파워플랜트. 서울, 한국
2024. 10. 목욕탕 게슈탈트. 탕 콜렉티브. 파워플랜트. 서울, 한국
2024. 05. Chunman Art for Young Award Exhibition. Samshully Building, Seoul, Korea
2024. 05. 천만아트포영 수상 전시. 삼천리 빌딩. 서울, 한국
목욕탕 게슈탈트
* 본 프로젝트는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Student-up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제작 지원을 받았습니다.
탕 콜렉티브 Tang collective
강지율 (작가)
서울대학교 서양화 및 인류학과 졸업 / 동대학원 판화전공 석사재학
권영재 (작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사재학
엄정빈 (대표 / 총괄기획)
서울대학교 역사교육 및 미학과 학사재학
조호연 (전시연계워크숍 / 기획)
홍익대학교 회화 및 시각디자인과 졸업 / 서울대학교 미술교육전공 석사재학
[Contact] email : kae224@snu.ac.kr / instagram : @collectivetang
강지율 (작가)
서울대학교 서양화 및 인류학과 졸업 / 동대학원 판화전공 석사재학
권영재 (작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사재학
엄정빈 (대표 / 총괄기획)
서울대학교 역사교육 및 미학과 학사재학
조호연 (전시연계워크숍 / 기획)
홍익대학교 회화 및 시각디자인과 졸업 / 서울대학교 미술교육전공 석사재학
[Contact] email : kae224@snu.ac.kr / instagram : @collectivetang
전시 서문
글 : 탕 콜렉티브 대표 / 전시기획자 엄정빈
사진,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
비디오 대여점, 오락실, 공중전화, 대중서점, 그리고 목욕탕.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 드러나고 가려지는 것. 몸의 새로운 감각들.
사진,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
비디오 대여점, 오락실, 공중전화, 대중서점, 그리고 목욕탕.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 드러나고 가려지는 것. 몸의 새로운 감각들.
“우리가 지닌 거의 모든 독창성은 시대가 우리의 감각들에 각인하는 낙인에서 유래한다.”
-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현대적 삶의 화가(Le Peintre de la vie moderne)』, 1863.
탕 콜렉티브(Tang collective)는 서울대 문화예술원에서 공모한 <파워플랜트 하반기 Studentup> 프로그램 선정으로 첫 프로젝트 ≪목욕탕 게슈탈트 The Thermae Gestalt≫를 개최한다. 탕 콜렉티브는 몸에 대한 미적 관심을 가진 기획자, 작가, 미술교육자에 의해 2023년 서울에서 결성되었다. 콜렉티브는 인공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상실 혹은 생성되는 몸의 다양한 감각에 주목하며, 예술을 통해 이러한 몸의 변화를 다가오는 시대의 인간의 관계 형성에 대한 인식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생애 동안 전화, 영화, 상대성이론의 발명 등 수많은 기술 발전을 목격한 프랑스의 시인 폴 발레리(Paul Valéry, 1871-1945)는 100여 년 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한 시대의 지식과 기술은 예술의 기술, 창작, 개념을 변화시킨다.’1 지난 세기 이래 수많은 사상가들이 이 문장에서 시작하여 새로운 예술로서 다가오는 시대에 맞부딪쳐왔다. 그러나 언제나 기술은 부단히, 날아가듯 우리의 지평을 넓힌다.
예술과 기술 사이의 상호 연관성을 지적한 폴 발레리의 테제는 인상적이지만, 그와 유사한 인식은 오래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시인 헤시오도스(Ἡσίοδος)는 2700여 년 전 서사시 『일과 날(Έργα και Ημέραι)』에서 자신의 시대를 ‘철의 시대’로 정의하였다. 우리가 고전(古典)이라 부르는 뛰어난 통찰들은 대부분 인간을 둘러싼 삶이 과거와 급격히 달라지는 시점에 탄생하였다. 제철 기술의 확산이 고대 춘추전국의 제자백가(諸子百家)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낳았듯, 삶의 변화 기저에는 테크놀로지의 발명이 존재한다. 그리고 시대 변화를 해부하는 가장 예리한 통찰은 늘 예술의 형태로 발현되어 왔다.
불확정성 원리와 원자폭탄 이후 인류는 기술 발전이 지닌 크기와 방향값의 예측 능력을 상실하였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고도화 이후 인간은 어떠한가. 인공지능은 인간에 있어 무엇을 생성하고 무엇을 상실하는가. ≪목욕탕 게슈탈트≫는 그러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성을 모방하지만 인간의 몸이 부재한다. 인공지능의 이러한 특징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 전환의 단서가 될 수 있다. ≪목욕탕 게슈탈트≫는 인공지능의 예술창작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에 ‘인간다움’이 몸의 감각에서 시작된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추억 속 장소인 목욕탕을 몸 연구의 장소적 기호로 설정한다. 전시 공간인 서울대학교 제1파워플랜트의 폐허와 같은 이미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멸해가는 동네 목욕탕을 연상시킨다.
전시는 ‘목욕탕’이라는 장소적 기호에 기반하여 인공지능의 고도화와 더불어 변화하는 몸의 감각, 이를 통한 인간의 관계 맺기에 대한 연구 과정을 제시한다. 탕 콜렉티브가 수행한 해당 연구는 작품, 퍼포먼스, 워크숍이 서로를 보완하는 유기적-순환적 구조를 취하도록 기획되었다. 원과 같은 순환적 구성은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가 예술의 본재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에 대한 구조적 차용이며, 이성(정신)의 시대에 산출된 ‘귀납 혹은 연역'이라는 과거의 직선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순환'이라는 보다 인간의 신체에 가까운 구성으로 주제를 탐구하고자한 노력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원을 그리는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다 (…) 생각의 작업을 힘차게 하고, 그 길을 계속 가는 일은 생각의 향연을 벌이는 것이 된다.”2
대화, 몸짓, 시간
<하나로부터 넷으로: 자유를 그리며 한숨짓도록 두소서>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몸들의 개별적 감각에서 출발한다. 반투명한 큐브 형태로 이뤄진 파빌리온이 설치되어 있다. 각 면 당 1명 씩, 총 4명의 퍼포머가 헨델의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에 맞추어 상대적으로 몸을 반응하는 이미지가 반복하여 투사된다. 이때 공통 선율인 ‘울게 하소서’는 관객에게 은폐되며, 대신 곡의 주 선율이 퍼포머들의 허밍 소리로 암시된다. 각 퍼포머가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동안 각자가 느끼는 일상 속 감각에 대한 진술이 인터뷰 음성으로 흘러나온다. 큐브 옆 외부 공간에는 인간 신체의 개별적 시간과 대비되는 자연의 절대적 시간이 송출된다.
<저는 없어요>는 인간다움은 곧 고통이란 인식에서 출발하여, 신체의 존재 혹은 부재의 감각을 AI와의 대화를 통해 확인한다. 천연 소재의 라텍스로 만든 인간 신체 크기의 책이 존재한다. 이 책은 독립적 개체의 인간처럼 낱장으로 해체되어 제시되기도, 수술도구를 닮은 집게로 모여 제본되기도 한다. 라텍스는 그 질감과 색상이 인간의 피부와 닮아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패하고 소멸한다. 책의 각 장에는 생성형 AI에게 신체의 존재를 가정하여 질문하고, 이에 대하여 AI가 몸의 개별부분을 가졌을 때의 느낌을 상상하여 답한 텍스트가 흑연으로 각인되어 있다. 텍스트와 더불어 외과적 흉터 및 수술자국을 연상시키는 봉합선이 각 장을 관통하여 지난다.
퍼포먼스 <낮은 숨이 부르는 자리에서>는 위의 두 작업을 무대 장치로 활용하며 두 작업의 연결고리가 된다. 트러스트 무용단과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본 퍼포먼스는 다양한 신체를 가진 4명의 무용가들이 하나의 선율을 기반으로 각자의 신체를 대화하고 관찰한 뒤 표현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스침의 반복, 마주침과 몸짓, 감각의 행위는 일상 속 몸이 지닌 감각의 효과를 즉각적으로 생성한다.
전시연계워크숍은 앞선 작품과 퍼포먼스에 기반한다. 미술교육자는 작가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여 추출한 작품 속 몸에 대한 문제의식을 관객 참여를 통해 실재화한다. 워크숍 <손수건: 하나를 향해 겹치는 작은 신체들>은 어린이들이 서로의 몸을 중첩하여 그려내고 결과물을 수건에 다시 옮겨낸다. 워크숍 <무덤을 기다리는 버섯이 되고>은 AI가 생성한 인간의 몸에 대해 동명의 클레이 영상을 관람하고, 클레이를 활용하여 참여자들 자신의 신체 모형을 제작하고 모형들의 손을 잇는다. 워크숍 <느린풍경 빠른풍경>에서 참여자들은 각자의 몸, 즉 상대적인 시간에서 느끼는 특정 순간을 그려본다. 워크숍 <저는 없어요>은 작가와 AI가 협력하여 쓴 시를 토대로, 클레이를 활용하여 몸이 없는 인공지능에게 몸을 부여하여 자신의 감각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신체의 부재가 인간의 소통과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전시장에서는 서울 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실에서 같은 내용으로 실시된 수업에서 학생들이 만든 워크숍 결과물들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목욕탕 게슈탈트 The Thermae Gestalt≫는 작품, 퍼포먼스, 워크숍의 순환적 이음을 통하여 인공지능 고도화 시대에 새로운 몸의 가능성과 인간의 관계 맺음을 제안한다. 또한 관람자의 관찰과 워크숍 참여 등의 수행을 통하여 보다 많은 몸들이 다양한 감각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부분을 이어 그 합과 다른 전체를 구성하는 독일어 단어 게슈탈트 (Gestalt)처럼 ‘목욕탕 게슈탈트’는 인간의 신체적 공통 감각과 다양성, 그리고 AI와 신체의 관계성을 이어 시대가 우리의 감각들에 각인하는 독창성을 찾고자 한다.
1 Paul Valéry, 『La conquête de l'ubiquité』, 1928.
2 Martin Heidegger, 『Der Ursprung des Kunstwerkes』, 1935. (한충수 역, 『예술작품의 2 샘』, 이학사, 2022, pp.16-17)
천만아트포영 수상 전시